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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물어다주는세상





바람에게는/ 김미선


바람에게 세상은 말 많은 바다
바람에게 숲은 옷 갈아 입는 산호초
바람에게 사람은 물 없이 사는 물고기


바람에게도 뾰족 주둥이가 있어
상큼한 초록바람 한 점 물어다 놓고
아리디 아린 갈바람 한 점 물어다 놓고
바람붓대로 휘휘 섞어가며 그림을 그린다


지푸라기같은 이내 마음
이리 둥실 저리 둥실 섞여가며
세상 물살에 밀려 사는 눈 먼 물고기
물빛 바람 뾰족 주둥이에 마음 귀 기울인다


눈을 감고 살아도 뵈는 세상
귀를 막고 살아도 들리는 세상
바람이 물어다 주는 세상 있어
눈 멀고 귀 먼 세상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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