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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루 님께서 남기신 글
염하는 여자


  염하는 여자/ 李 種 愛

음습한 영안실 좁은 구석
한 여자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능숙한 솜씨로, 노랗게 변한 앙상한 부위
여기 저기 들춰내 정갈히 소독하고
다섯 손가락 사이사이 움켜쥐고 있던 생의 미련
흰 솜으로 가벼이 털어 낸다
입관 위한 염하는 여자의 손놀림이
너무도 진지하고 경건하여
속울음 울던 마음조차 숙연해 지는데
물기 잃은 얼굴에 토닥토닥 맛사지 한 후
살아생전의 화장 그대로를 마악 끝낸
할머니의 붉은 입술에선
금방 이라도 소리가 터져 나와
영안실 밖에 서 있는 상주들의 이름을
불러 댈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어두운 일상에서
남몰래 담력을 키워 낸 묵언의 천직이
또 하나 있다는 걸 깨달은 날
죽은 벌레만 보아도 움츠리던 나는
어느 작은 구석의 험한 곳이라도
감당해 보았든가
아무런 준비가 안 된 내 영혼조차
내 시체가 무서워 얼른 나를 버려두고
멀리 달아나고 말 텐데
궂은일도 되돌아보는 경이로운 향기에
시신을 싸안던 그녀의 고운 맨손에는
삼베 짜투리가 들려 있어
언젠가는 저 삼베 조각들로 가볍게 묶여질
내 둥그런 허리춤을 슬며시 만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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