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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수초등학교 4학년 이재웅    1994년 5월 7일 목요일

할아버지댁에 갔다
어머니와 고기를 사가지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갔다
작은어머니가 낳은지 얼마안된 재광이를 데리고오셨다
동생은 뛸뜻이 기뻐했다 나도 마음으로는 좋았지만
속으로는 집에 혼자 계시는 증조할머니가 걱정이되었다
어머니께 가자고 어머니를 꼭꼭 찔렀다
어머니가 "재웅아 재근아 그만가자.." 라고 하시자
뒤질새라 재근이가 "엄마 더 놀다가자.." 라고 했다
결국 재근이는 할아버지 댁에서 좀 있다가 오기로하고
어머니와 나만 집으로 왔다 집에오니 동생이 걱정된다.


사랑하는 아들아

오늘은 네 일기장에 적힌 네 글을 옮겨 적으면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살아오며 잊혀진 것 같았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이렇게 기록이 되어 있다는 거
어쩌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때론 부끄럽기도 하다는거야

결국 내 스스로 살아 온 삶의 모습이 투영되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거겠지
증조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이제 할아버지께서 그 어머니
연세가 되셨으니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났다

이곳에서 살며 외딴 섬 낯선 방랑자처럼 들어와
참기 어려운 오해도 받았지만 엄마는 잊을 수 없는
말 한마디가 뼈에 사무치도록 감사함으로 있단다
"내가 엄마를 아는데 다른 사람의 오해가 무슨 상관이에요.."
라는 말에 성학이 엄마가 나더러 성공한 어머니라고 했거든

다른 어떤 사람보다 자식에게 인정받는 어머니의 모습이
참다운 모습이 아니가 싶어 그날 그 감격을 잊을 수 없더구나
힘에 겨워도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살아온 내 삶의
흔적을 따라 네 생활의 빛깔도 그렇게 그려진다는 것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보다 안스런 마음이 들었었단다
왜냐하면 그 길이 참 힘겹고 아픈 길이었기 때문이야

언젠가 재근이하고 엇갈려 정말 중요한 친구와의 약속을
어기게 되어 네가 힘들고 화가날 때 침묵하며 내게 시간을
달라고 한 적있지? 그때 말 없이 네 방에서 나왔지만
그 시간이 짧기를 기도했어 물론 한시간도 지나지않아
넌 마음을 풀고 나와 웃었지만 한시간 전에 분하고
힘들어하는 네 눈에 고인 눈물을 엄마는 보았단다.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힘든일이거든
늘 너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 네 생활 일기를 보며 엄마는
왜 마음이 아플까.."엄마는 그렇게 살았으면서 왜
나더러는 그렇게 살지 말라고 하세요" 라는 네 질문에
엄마가 왜 답을 하지 못했을까..

오늘 넌 이글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그런데 요즘 엄마도 좀 힘들어 내 자신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에 대해 불가항력이거든 어제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데 마음에 이런생각이 드는거야

'나를 찌르는 가시로인해 향기가 나는 것이라고
찔림을 받을 때 비로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손톱 밑에 가시가 박혀 아프지만 빼려면 독이 들어가니
빼지않고 차라리 녹아버려 내 살이 되게 두라는거지 '

사랑하는 아들아..
바로 그런 삶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인데도
순간순간 화도 나고 억울하고 쌤통이 나는 거 아마
우리가 연약한 사람일 수 밖에 없기때문이겠지
그래서 난 내 스스로에게 늘 부끄럽다는거야 넌 늘 잘 이기는데..

11/01 03:28

  2004/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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